수학기초소양 수업을 마치며.. 

  처음 수학 기초소양 수업을 시작했을때, 나는 수학과 나의 관계가 거의 단절되기 직전이라고 대답했다. 수학은 그저 시험을 치기 위해 공부는 과목이었다. 그나마 다른 과목은 흥미가 있기도 했지만 수학은 내가 못하기도 했고 하면 할수록 흥미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머리가 아파지는 과목이었기에 관심이 가지 않았다. 

 많은 걱정을 가지고 수학 문제 풀기를 시작했다. 초반에는 문제가 술술 잘 풀려서 수학 과제가 나에게 그렇게까지 짐이 되지 않았다. 잘 풀리고 계속 '정답' 이라는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아주 잠깐 문제 푸는게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수학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중학생 때도 학기 초에는 쉬운 내용 뿐이어서 쉽다고 느끼기 쉽상이었다. 하지만 역시 뒤로 갈수록 잘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나오면서 과제가 밀리기도 하고 문제 창이 정답인 초록색이 아닌 오답인 빨간색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수학 문제 푸는게 재미있다는 생각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쯤에 정말 감사하게도 검정고시 공부가 시작되었다. 확실히 검정고시 공부가 이전에 했던 공부보다 훨씬 더 쉬웠다. 좀 쉬어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검정고시 공부를 하면서 수학에 대한 자신감도 좀 생겼다. 잘 모르는 개념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더라도 충분히 풀 수 있을만한 문제들이었고, 많이 어려운 문제가 없어서 좋았다.

 수학 수업은 보통 각자 모르는 것들을 다른 학생이 설명해 주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확실히 설명하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 특히 수학 개념과 문제 풀이를 설명하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 보통 수학 문제를 풀 수 있었던 이유는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대충 무슨 말인지 알수 있어서 풀 수는 있었다. 그래서 문제는 맞췄지만 그 문제를 해결한 방법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설명을 시도하면서 더 많이 배웠다. 그리고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이 이해한 내용을 자신의 말로 바꿔서 설명하니 더 이해가 잘 되었다. 자세히 몰랐던 개념도 더 정확히 알게 되었다.

 수학 기초소양 수업을 한 이후로 수학과 나의 친밀도를 말하자면 중학생때보다는 확실히 많이 회복된 것 같다. 선생님께서 수학과의 친밀도를 같은 반 친구로 비유해서 설명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전에는 같은 반이지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또 별로 좋아하지도 않은 친하지 않은 친구였다면 지금은 그래도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로 발전했다.


수학사 발표 PPT 자료 모음 ⬆

수학 기초소양 수업에서 수학사를 공부한다고 했을때 조금 의문이 들었다. 수학은 그저 문제를 해결만 하면 되는 과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학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왜 필요한 것인지 몰랐다. 그리고 수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나를 괴롭히던 수학 공식의 역사를 알고싶지 않았다. 그렇게 별 흥미 없이 수학사 발표 준비를 시작했다.

 초등학교때 배웠던 아주 기본적인 개념부터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어려운 개념까지 정말 다양한 역사를 공부했다. 발표 준비를 7명이서 나눠서 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개념을 스스로 이해하기 보다는 내가 맡은 부분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형식이여서 이해가 더 잘 됐던 것 같다. 내가 스스로 책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다른 부분은 또 다른 사람이 설명하는 것을 들으며 배우는 방식이 발표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부담도 줄고 이해하는데 더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수학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파트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먼저 단위분수만 사용한 이집트인이다. 여기서는 빵을 분배하는 방법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 빵 2개를 3명의 사람에게 똑같은 양으로 나눠주면 어떻게 나타낼 수 있는가? 우리는 흔히 빵 ⅔ 조각을 나눠주면 끝날 쉬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빵을 나누게 되면 큰 조각 하나씩 두명, 작은 조각 2개를 한 명이 가져가게 되기 때문에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집트 인은 빵 하나를 두 조각씩 나눠 한 사람당 한 조각씩 주고, 남은 한 조각을 삼등분해서 나눠준다고 생각했다. 즉 단위분수만을 이용해 빵을 더 공평하게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½ + ⅙ = ⅔ 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었다. 이 파트를 공부하면서 생각의 틀을 깨면 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2÷3 = ⅔ 라는 것이 깊게 박혀있어서 이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그에 비해 이집트인들이 문제를 풀어낸 방향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이었다. 단위분수만 사용하여서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아는 개념이 많이 있지 않아서 더 깊이 생각하며 풀이할 수 있었던 문제인 것 같다. 

 항상 느끼지만 수학자들의 발견은 정말 위대한 것 같다. 똑같은 걸 보고도 어떻게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인지 정말 놀랍다. '무한' 이라는 개념을 발견한 것, 여러가지 기하학의 발전. 진짜 얼마나 똑똑했으면 그런걸 생각해낼까? 아니면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발견할 수 있었을까? 내가 알고 있는 수학적 발견의 이야기는 모두 당황스러운 것들이었다. 모두가 경험하는 일상 속에서 그런 원리들을 발견해 냈으니 그들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을지 상상도 안된다. 정말 당황스러웠던 발견은 몸이 허약했던 데카르트의 이야기이다. 데카르트는 몸이 허약했기에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있는 버릇이 들어 있었다.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있는 버릇은 그가 위대한 발견을 하는데 있어서 큰 아이디어가 되었다. 그냥 침대에만 누워있는데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 자체가 당황스러운 뿐이다. 데카르트는 침대에 천장에 붙어 있는 파리의 위치를 표현하는 방법을 수학적으로 생각하다가 좌표평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역시 수학자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그들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것이 다행이다. 그때 발견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분명히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지금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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