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주

Avengers of Math


한 학기 동안 수학만 공부한다는 게 다른 사람들은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정말 재밌었다. 정신없이 문제를 풀기도 했고, 모르는 문제를 한없이 붙잡고 있다가 포기하고 수업 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수업 시간이 되면 서로가 모르는 문제들을 선생님이 아니라 친구들이 풀어주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내가 아는 문제들을 친구들한테 설명해 주면서 더 확실히 이해하기도 했고, 대충 감을 찍어서 맞췄던 문제들은 정확히 풀이할 수 있었다. 삼각함수, 수열, 함수의 극한, 미분과 적분. 한 학기 동안 참 많은 걸 배웠다. 저번 학기에 잠깐 공부했던 삼각함수는 저번 학기 때도 정말 재밌게 공부했는데 이번 학기도 마찬가지로 정말 재밌었다. 수열의 시그마와 적분의 인테그랄에 관련된 모든 내용들이 너무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게 너무 재밌었다. 수열의 귀납적 정의, 수학적 귀납법처럼 난생처음 들었던 이름이어서 걱정했었는데 공부하다 보니 쉬운 내용인 적도 적지 않게 있었다. 극한을 하며 배웠던 리미트(Lim)는 그때도 낯설고 어려웠지만 지금도 조금 어렵다. 미분 때는 리미트(Lim)를 정말 많이 사용했었는데 f'(x)를 구할 때 진짜 많이 사용했다. 그래도 f'(x) 구하는 식이 예뻐서 다행이다. 딱딱 맞는, 식에서 아무것도 안 건드려도 답이 보이는 게 너무 예쁘고 그래서 맨날 f'(x)만 구하고 싶다. 적분에선 부정적분과 정적분이 나눠져 있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느낀 건 정해져 있는 것보단 안 정해져 있는 게 쉽다는 거다. 자꾸 뭘 정하려고 하면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지고 머리만 아프다. 정해져 있어서 그런 건지 되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 진짜 어렵다. 적분과 미분은 서로 바꿀 수 있었다. 마치 사인과 코사인처럼 수학에는 서로 바꿀 수 있는 게 있어서 재밌다. 이렇게 가끔 바꿔줘야 지루하지도 않고 흥미도 다시 생긴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수학은 한 번 배웠던 걸 끝까지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삼각함수의 내용은 중학교 때 배웠던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지금까지 배운 함수의 모든 내용은 미분과 적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문제를 풀 때, 개념을 공부할 때 이전에 배운 내용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절대 풀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공부한 게 얼마나 많은지... 처음부터 제대로 할 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정말 많다. 한 번 확실히 깨닫고 나서는 꼼꼼히 공부했다. 그래도 알고 있는 내용이 다른 내용에서 사용되면 정말 재밌고 빨리 문제를 풀어보고 싶어진다. 수업 시간 때 선생님이 개념에 대해 설명해 보라고 하면 머리가 항상 하애지는데 그래도 아무 말이나 해보면 정확하지 않아서 나도 내 설명이 맘에 안 든다. 수학은 정말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 완벽한 설명은 정말 너무 어렵다. 세상의 모든 수학 선생님들 존경합니다. 특히 최익준 선생님은 너무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주셔서 모르는 문제들이 아는 문제들로 바뀌는 걸 많이 경험했다. 정말 신기한 게 나 혼자 풀면 절대 이해가 안 되던 문제가 선생님 옆에만 가면 풀렸다. 아니 그냥 선생님께 모른다고 말만 하면 풀렸다. 그래서 선생님께 물어보고 혼자 풀었던 적이 진짜 많다. 그때마다 선생님은 ‘나한테 물어보고 자기 혼자 푼다’고 속상해하셨다. 이번에 되게 새롭고,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포기하는 부분들을 공부했는데 정말 공부하면서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진짜 나도 포기할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미분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설명해 주시는데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을까 옛날 사람들이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미분을 제대로 공부해서 이 사람들의 궁금증이 해결됐는지 알고 싶어졌다. 매번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면서 새로운 걸 배운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너무 재밌었고, 이걸 이해하는 나 자신이 너무 대견했다. 정말 많은 걸 배웠고, 앞으로 배워야할 내용들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버린 시간이었다. 유익하고 즐거운 한 학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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